최이제는 영 믿을 수 없는 소리를 당연하다는 듯이 하는 류재관은 확언하는 대로 최 요원을 흔들어 놓았다. 최 요원에게는 며칠이 지났어도, 해가 바뀌었어도 흐릿해지지 않는 반증이 있었기에 안심은커녕 숨조차 제대로 돌리기 힘들었다. 류재관이 아무리 멀쩡하다 한들 당시에도 충분히 멀쩡했다. 자신이 소란스러운 바닷가에 놓였을 때도, 핸들을 손에 쥐고 있었을 때도, 선실에서 대화를 마쳤을 때도 그저 아무런 예고 없이. 징후는 있었으나 돌발적으로 다가왔던 그의 행동은, 이제 바다라는 징후 없이도 최 요원의 기억 속에서 충만했다.···이쯤에서 다시 생각해 보니 아까까지 뭐가 좋다고 떠들고 웃었는지 모르겠다. 이러면 안 되는데. 실내라 해도 여긴 외부다. 아무래도 이곳이 제 바다의 일부이고, 바다는 아직까지 자신의 미..